[무용자료] 무용가가 꼭 알아야 할 음악의 기본 형식출처 - 춤 전문 웹진 "춤추는 거미" http://www.dancingspider.co.kr
무용가가 꼭 알아야 할 음악의 기본 형식
작곡가는 어떻게 음악을 구성할까? 이제 안무를 시작하거나 혹은 직접 뛰는 무용수들에게 작품의 총체적 파악능력을 돕기 위해 - 물론 이 한 페이지로 음악적 구조를 이해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 필요한 음악적 정보를 나누고자 한다. 학생들이 안무법 시간에 보편적인 안무 형식에 관해 배우지만 작품에 있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는 음악에 대해 상세하지는 않더라도 음악의 전체적 틀을 파악 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할 기회가 부족함을 절실히 느낀다. 스튜디오에서 작품을 만들고자, 주제적 움직임을 찾기 위해서 이 동작 저 동작 땀방울을 흘려가며 영감을 얻으려고 고군분투하는 학생들을 만나게 된다. 혹은 작품에 어떤 동기를 부여해 주지 않을까 해서 하루 종일 음악만 듣는 학생도 보게 된다. 반대로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은 정해 졌는데 흔히 우리들이 쓰는 말로 ‘느낌이 잘 맞는’ 음악을 찾고자 헤매는 안무가도 보게 된다. 여하튼 간에 시간이 흘러 주제와 음악도 정했고 이젠 안무를 시작하면 된다. 하지만 아주 일부분인 파편을 가지고 전개해 나가는데 있어서 또다시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왜냐하면 하나의 어떤 이미지 만을 가지고 붙들고 늘어지기 때문이다. 이것은 너무 힘겨운 싸움이 되어버린다. 그 때 그 때 마음이 가는 대로 작품을 짤 수도 있다. 하지만 공연장에서 잘 짜이지 않은 계획을 가지고 관객들을 이리저리 정신 없게 이끌고 갈 정도로 대담한 안무가는 없을 것이다. 소위 우연성을 강조한 20세기 사조도 여러 가지 일어날 상황들을 설정해 놓고 이에 따른 변수를 즐기는 것이지 아예 아무런 계획이나 장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무용이나 음악처럼 정해진 시간의 제약 안에서 작품의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선 어떤 계획이 필요하다. 즉 작품의 내용을 담을 어떤 구조적 틀이 필요하게 된다. 문학과 미술도 마찬가지지만 이해가 부족하면 언제든 다시 보고 읽을 시간이 주어진다는 점에서 관객과의 소통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것 같다. 하지만 무용과 음악은 시간의 흐름을 쫓아 관객이 이해해야 하므로 작품 내용의 구성력이 매우 중요하다.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내용에 맞는 적절한 형식을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사용하는 음악의 내적 정보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안무가가 선택 할 수 있는 다양한 형식의 가능성이 더 많아 질 것이다. 여기 서양음악사에서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천해 오면서 단단히 굳어진 몇 가지 대표적인 형식을 설명하고자 한다. 매우 고전적인 무용형식이다. 발레의 솔로 레파토리 음악 중 많은 것이 이 형식을 갖고 있다. A1과 A2는 서로 같거나 비슷하고 B는 A와 대조를 이룬다. 마치 샌드위치 같은 구조인데 겉을 둘러싸고 있는 빵과 잘 어울리는 맛있는 내용물이 안에 있어야 하는 것과 같다. 다음의 음악을 들으면서 분석해 보자. (차이코프스키의 그랑 파 클래식 중)
2. 소나타 형식
ABA 형식이 크게 확장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단, A안에 두 개 이상의 주제를 가지고 있고 B에서는 A에서 제시된 주제들이 서로 얽히고 설키며 대립하기도 하고 화합하기도 하면서 발전한다. 그리고 다시 A로 돌아오는데 처음 A의 주제들이 다시 반복된다. 수많은 종류의 악곡들이 소나타 형식을 따른다. 피아노를 배워본 사람은 모짜르트, 베토벤 소나타를 쳐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런 형식의 곡을 오케스트라가 연주하게 되면 교향곡이라고 한다. 다음의 음악을 들으면서 분석해 보자. (프로코피에프의 고전 교향곡 Symphony Classical) 처음에 잘 파악이 안되더라도 실망하지 말자. 방대하고 복잡해 보이지만 자꾸 듣다 보면 언젠간 식별이 될 것이다. 3. 론도 형식
론도는 돌고 돈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주제A가 대조되는 B.C를 두고 다시 돌아오는 구조이다. 물론 ABACADAE….식으로 얼마든지 전개 할 수 있는데, 주제A가 너무 많이 반복되면 자칫 지루해 질 수도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론도는 작품 형식의 기본 구도인 반복과 대조로 이루어 졌다. 다음의 곡 비제의 카르멘 서곡을 듣고 형식을 분석해 보자. 총 몇 부분으로 나뉘었는가? 주제의 반복과 대조가 느껴지는가? 4. 변주 형식
변주 형식은 가장 오래된 음악 형식의 하나로 16세기 건반악기 작곡가들이 즐겨 사용했다. 단순하고 기억하기 쉬운 주제선율을 제시하고 작곡자가 원하는 만큼 얼마든지 주제를 변형시키는 형식이다. 작곡자의 상상력에 따라 나올 수 있는 변주는 무궁무진하다. 다음의 음악을 듣고 주제와 그에 따른 변화를 느껴보자.( 코렐리의 라 폴리아) 이외에도 안무법에서 말하는 이야기 형식, 이탈 형식 등이 있으나 이는 드라마의 극적 전개에 따르거나 내용의 비연속성에 초점을 둔 것이다. 모든 작품을 위의 형식으로 구분하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끊임 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인간의 욕구는 상식적으로 통용되는 보편성으로부터 언제나 이탈을 꿈꾸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편적 형식이라는 것은 그만큼 시대를 거쳐 대다수가 안정적이라고 인식해온 역사적 승인이기에 우리는 이를 파악할 줄 알아야 한다. 예술의 역사적 흐름이라고 하는 것은 이런 보편성으로부터 새로운 탈출을 통해 조금씩 변화를 모색해 가는 것이다.
이 글에서 다룬 음악 형식은 가장 기본적이고 접근하기 쉬운 대표적 예를 들었다. 무음악이 아닌 경우를 제외하고 음악을 사용하는 모든 무용작품은 음악 속 형식의 영향을 받게 된다. 원하는 부분만을 발췌하고 싶은 경우에도 임의대로 싹둑 자르거나 음악 어법에 맞지 않게 편곡을 하는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음악의 큰 틀을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무용과 음악이 반드시 일치 할 필요도 없고 일일이 음악적 내용을 따라가야 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본인이 사용하는 음악을 단순한 느낌을 넘어서서 파악하는 능력을 발전 시킨다면 작품의 논리성이 확고해 지고 이에 따른 완성도가 진일보 할 것이다. 글, 사진_ 조예진 현 한국예술종합학교 강사 연세대 작곡과 학사, 한국예술종합학교 전문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