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일반인이 궁금해하는 발레-3 Disguise다음카페 '달안개의 속삼임' http://cafe.daum.net/moonmist 카링님이 2005년 1월 일반인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자료입니다.
Disguise
발레 공연을 처음 감상할 때 무용수의 몸에 버금가게 시선이 가는 것이 또 있지요. 예쁘고 화려한 의상들, 짙은 메이크업, 위로 올린 머리카락 등등. 몸이 발레의 기본 언어라면, 의상과 메이크업 등은 미사어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역시 눈으로 직접 보이는 것에서 생기는 궁금증은 어디서나 많은 모양이에요. 이번 순서는 분장에 대한 여러 종류의 질문을 속 시원하게 해결해 드리겠습니다.
의상은 어떻게 옆으로 펴져서 버티고 있지요? 만드는 원리는 어떻게 되나요?
-Classic tutu의 경우엔, 단단하게 옆으로 버티고 있는 접시 모양을 만들기 위해 이어 붙인 실크 조각 위에 망사를 많이 겹쳐서 챙을 만듭니다. 그 위에 다시 실크를 씌워서 스커트 모양을 만들고, 철로 된 갈고리 같은 것으로 조입니다. 그 다음에 작품에 맞는 색을 입히고 장신구를 부착합니다. 그리고 전부 수작업으로 만듭니다. 자잘한 장식들도 일일이 손으로 붙여요.
왜 화장은 그렇게 짙게 해요?
-무대에 섰을 때 이목구비가 또렷하게 보이기 위한 것입니다. 그리고 내용이 있는 발레의 경우엔 얼굴로 감정표현을 해야 하는데, 그것을 관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합니다. 또한, 윤곽을 수정하고 그 작품의 배역에 어울리는 얼굴로 만들기 위한 목적도 있습니다. 성격, 신분, 나이, 성별 등에 맞춰서 말이지요. 남자가 여자 역을 맡는 경우에는 특히 메이크업이 필수가 되겠지요. 나이가 많은 무용수가 10대의 역을 하기 위해서는 표현과 연기력도 중요하지만, 그에 맞는 분장도 큰 역할을 하겠지요. 그리고 악역인 경우를 생각해 보세요. 올라간 눈이나 짙은 입술 등 떠오르는 느낌이 있지 않나요? 유순한 얼굴인 무용수도 분장을 통해 무시무시한 악역이 될 수 있습니다. 그와 반대로 선하고 사랑스러운 얼굴도 만들 수 있답니다. 또한, 메이크업을 뚜렷하게 하면 비교적 멀리 앉아 있는 관객도 표정연기를 잘 느낄 수 있겠지요.
일반인이 혼자서 발레 무대 화장하는 방법을 메이크업 순서대로 가르쳐 주세요.
-물에 살짝 적셔 놓은 스펀지에 파운데이션을 바르고 얼굴에 균등하게 펴서 바탕을 만듭니다. 안에서 바깥쪽으로 곱게 발라야 합니다. 파운데이션은 자신의 피부에 가장 가까운 색이 좋습니다. 그리고 명암을 얼굴 한쪽을 진하고 다른 쪽은 점점 옅은 색으로 줍니다. 뺨에 우묵하게 튀어나온 부분, 뾰족한 턱 부분, 콧등에서 눈썹으로 가는 선을 바탕 파운데이션보다 짙은 색으로 펴 발라서 포인트를 주세요. 코가 길면 짧게, 높으면 살짝, 동그란 모양이면 길게 직선으로, 코가 길면 어두운 색이 좋습니다. 그리고 얼굴 전체에 파우더를 꼼꼼하게 바릅니다. 파우더의 양을 조절해서 보송보송할 정도로 눌러 준 다음, 남은 가루는 촉감이 보드라운 브러시로 가볍게 스치듯 털어 주세요. 볼 터치는 작품에 따라 분홍색이나 오렌지색 등을 씁니다. 얼굴이 긴 사람은 볼 안쪽을 따라서 짧게 약간만 넣어 주시고, 얼굴이 둥근 사람은 세로로 길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눈 화장을 할 차례인데요. 아이섀도는 자기 눈의 색에 맞추거나 아예 반대되는 색을 사용합니다. 아주 밝은 색을 눈꺼풀 가장자리부터 눈두덩이 전체에 바른 후, 그보다 조금 짙은 색으로 반달형을 그립니다. 관자놀이 쪽으로 바르는 것이 좋습니다.
눈 아래엔 아이라인 자리를 남기고 엷은 색으로 가볍게 선을 그어 주는 것이 요령입니다. 보통은 투 컬러나 쓰리 컬러 정도를 씁니다. 그리고 눈구석 끝부터 아이라인을 가늘게 그립니다. 위아래의 라인이 평행을 이루게 해야 하고, 윗부분은 약간 올려 그려야 합니다. 그리고 풀을 발라 둔 인조 속눈썹을 붙입니다. 눈을 최대한 크게 떴을 때의 끝부분을 확인해서 눈꺼풀의 중앙부터 눈꼬리를 향해서 붙여야 합니다. 그 위에 마스카라를 덧붙이고, 아이펜슬로 눈썹을 길게 그립니다. 회색이랑 갈색을 적절히 섞어서 쓰면 자연스럽습니다. 입술은 조그만 립 라이너나 립스틱 색보다 어두운 펜슬로 윤곽을 명확히 그린 후, 립 브러시로 립스틱을 발라서 전체를 칠합니다. 립스틱을 바른 후 살짝 닦고 다시 칠하면 쉽게 지워지지 않습니다. 일단 기본적인 순서와 요령이었습니다. 글로 표현하기에 한계가 있었지만,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여자가 입는 발레의상 치마는 왜 이렇게 짧은가요? 전체적으로 노출이 너무 심하지 않나요?
-18세기에는 여자 무용수가 발목을 드러내서는 안 된다는 황제의 명까지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마리 카마르고라는 발레리나가 자신의 기교를 과시하기 위해 스커트를 발목 위로 자른 것을 필두로 의상의 길이는 점점 짧아졌습니다. 사실 그 당시에 여자가 신체의 일부분, 특히 다리를 드러내는 것은 비윤리적인 일로 치부되었으나 발레 팬들은 그녀의 화려하고 현란한 발의 스텝과 매혹적이고 과감한 활력으로 넘치는 스텝에 눈이 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낭만발레 시대가 되자, 그 길이는 약간 더 짧아졌습니다. 발목을 가뿐히 드러내고 무릎 아래를 살포시 덮는 의상으로 발전한 것입니다. 그리고 테크닉이 더 발달하고 다양해지던 시점, 흡사 우산 모양의 현재 의상이 탄생한 것입니다.
다리의 기교를 더 잘 보이게 함과 동시에 결점을 그대로 내보이기도 하는 의상이지요. 이것도 처음에는 무릎을 살짝 내보이는 정도였으나 여성들의 기교가 점점 늘어나면서 점점 동작이 가볍고 편하게 이뤄져야 했기에, 지금의 그 길이까지 짧아진 것입니다. 즉 카마르고를 시작으로, 발레 의상의 변천은 눈부신 기교의 발달과 관계가 있다고 해야 하겠지요. 무겁고 두껍고 길기까지 한 의상으로 도약을 펼친다거나 턴을 한다거나 다리를 차올린다고 하면 민첩한 움직임을 보이기에는 방해요소가 상당히 많을 뿐더러 관람하는 사람도 상당히 불편할 것이라고 사료됩니다. 몸매의 선을 그대로 드러내는 의상 덕택에 지금 자유롭고 다채로운 표현이 가능하게 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요. 이왕 노출이라고 생각하시려면, 신체의 노출이 아닌 예술적인 기량의 노출로 생각하시는 것이 어떨까요?
머리는 어째서 앞머리 하나 없이 올려 묶어야 하나요? 늘어뜨리는 경우는 없는지요?
-일단 앞머리가 있으면 눈을 찌른다거나 시야에 방해가 많이 되기 때문입니다. 앞머리 내는 사람도 있지만, 클래스나 공연 때는 머리를 깔끔하게 올린답니다. 그리고 머리를 전부 올려야만 이목구비가 더 또렷해 보이겠지요. 그리고 발레 작품에서 광란의 장면(지젤이나 카멜리아 레이디가 대표적)이 나올 땐 머리를 풀고 하는 경우도 있답니다. 모던의 경우에는 작품에 따라 치런치런 늘어뜨리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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