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일반인이 궁금해하는 발레-7 Technic

 
다음카페 '달안개의 속삼임' http://cafe.daum.net/moonmist 카링님이 2005년 1월  일반인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자료입니다.


 
Technic
 
Q&A의 마지막 단계인 만큼, 조금 더 전문적인 분야로 들어가 보도록 합시다. 눈을 황홀하게 하는 발레의 기교들. 어떤 원리로 확립된 것일까요? 이론적인 것이 궁금하신가요? 몸이 기본적인 언어라면, 테크닉은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기 위한 다양한 수식어가 아닐까요.
 
 
 
왜 힘들게 발끝으로 서나요?
 
-발레가 처음부터 발끝으로 서는 무용은 아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발끝으로 선 역사는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겠네요. 예전엔 현재와 같은 슈즈가 아닌 굽 있는 구두를 신고 발레를 했으니까요. 본격적으로 발끝으로 선 것은 18세기 말이랍니다. 낭만발레가 태동했을 때, 마리 탈리오니에 의해 새로 창조된 동작이에요. 그다지 뚜렷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체격조건에 있어서도 완전한 점이 없는 그녀를 위해, 안무가인 아버지가 자신의 딸을 위한 특별한 발레를 만들어서 돋보이게 하려고 발끝으로 서서 공기처럼 가뿐하고 요정처럼 신비로운 스텝을 구사하도록 혹독히 훈련시켰고, 그 결과 라 실피드가 탄생했습니다. 그녀의 우아하고 환상적이고 나는 듯한 동작이 센세이션을 부른 이후 발끝으로 서는 동작이 발레의 필요충분조건이 된 것입니다.
그 이전에도 발끝으로 서서 춤을 췄다는 기록이 있긴 하지만, 마리 탈리오니에 의해 발레에 있어서 빠질 수 없는 기교로 고착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발끝으로 서면 당장이라도 날개를 펴고 날아오르거나 공기 중으로 두둥실 떠오를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발레리나는 다른 사람보다도 하늘에 가깝다는 말까지 있습니다. 천상의 미를 추구하는 예술인 발레, 발끝으로 서는 pointe 동작은 그런 수식어에 어울리는 테크닉이지 않나요?
 
 
발레용어 발음을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제가 배우지 않아서 잘 모르는데 그냥 알고 싶어서 돌아다니다 보니 천차만별이에요. 일단 튜튜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튀튀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피루엣이라는 사람도 있고 삐루엣이라고도 하고 쥬떼? 제떼? 쉐네? 셰네? 삐께? 피케? 파드데? 파드되? 파드듀? 빠드두? 훼떼? 푸에테? 여기저기 다니다 보니 헷갈려 죽겠어요!!!
 
-아마 이제 발레 초보 티를 벗으시고 전문적인 쪽으로 들어가려고 하는 분이신가 봐요? 발음은 어떻게 해도 다 맞아요. 어차피 불어이기 때문에. 영어식으로 취하는지, 원어 발음을 최대한 살리는지의 문제입니다. 그리고 표기법은 실제 발음과 다른 경우도 있으니 혼란스럽기도 하겠지만, 하나 예를 들게요. 발레 의상을 지칭하는 tutu를 예로 들자면, 원래 발음은 튀와 뛰의 중간 발음으로 들리는데요. 서적이라거나 사전에 보면 거의 튀튀로 통일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어요. 그렇지만, 항간에서는 튜튜라고도 하고 투투라고도 합니다. (외래어 표기법 규정에 근거한 사전에서 찾으면, 튀튀(tutu 프)[명사] 발레용 스커트. 이렇게 나옵니다.) Fouette의 경우엔 빨리 발음하면 훼떼가 되어서 그렇게 부른다고 알고 있어요. 그리고 발음이나 표기는 끌리는 대로 해도 다 알아 들으니까 그렇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그렇게 돌면 안 어지럽나요?
 
-요령이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회전이라고 하면, 발끝과 다리를 이용해 몸통을 돌린다고 생각하는데요. 사실은 Spotting 기법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되는 것은 아니고 터득해야 하겠지요. 일단 발끝에 체중을 실어서 똑바로 서는 것도 중요하지만, 팔과 시선이 정말 중대한 역할을 합니다. 초보 관객의 경우엔 현란한 회전, 즉 발끝의 테크닉을 보느라 팔이나 시선에는 눈을 두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요. 제일 기본적인 턴 동작인 pirouette의 경우엔 팔의 반동을 추진력으로 해서 회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체의 사용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공간 속에 임의의 지점을 눈으로 딱 찍어서 그 곳에 초점을 맞춘 다음에 몸통을 온전히 돌린 후 시선을 맞추는 것입니다. 말로 설명하면 좀 애매하긴 하지만, 아무튼 무조건 뱅글뱅글 도는 것이 아니라 룰이 있습니다. 한 지점을 가상으로 마련해서 시선을 꾹 찍은 다음 머리는 계속 정면을 향한 채 몸통만 먼저 돌리고 마지막까지 시선을 움직이지 않은 상태로 머리를 돌리는 기법입니다. 이런 이론이 있다 정도만 알아 두시면 되겠습니다.
 
 
예전에 SBS 드라마 완전한 사랑 중에서요. 발레를 하는 사람들은 다리에 상처가 나면 곤란하기 때문에 스키를 타지 않는다고 하는 대사가 나온 적이 있는데 정말인가요?
 
-아마 스키를 타다가 부상을 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런 억측이 생긴 듯한데요. 사실 발레도 부상 위험이 만만치 않습니다. 아킬레스건이 끊어진다거나 발목을 접질리는 것부터 시작해서 허리나 갈비뼈가 부러지기도 하고 무릎 골절을 당하는 일도 빈번합니다. 남자 무용수가 여자 무용수를 리프트하다 공중에서 놓쳐서 낙하해 죽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조명이 떨어진다거나 소품 때문에 다치기도 하고 가스등을 잘못 건드려서 의상에 불이 붙어 죽은 발레리나도 몇 명 있습니다. 부상 위험은 오히려 발레에 더 많을 수도 있는 판국에, 왜 하필이면 스키를 탈 수 없을까요? 그것은 발레의 가장 근본이 되는 자세가 턴 아웃(turn out)이기 때문입니다. 턴 아웃은 골반을 벌려서 완전하게 하체를 180도로 돌리는 것을 말합니다. 허리부터 시작해서 중심을 몸통 바깥으로 방향이 틀어야 하며, 발뒤꿈치를 마주보게 벌려야 하는 이 동작은 오랜 훈련을 필요로 합니다. 턴 아웃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다리를 멀리 뻗을 수도 없고 모든 동작이 허술하게 됩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스키를 타는 자세는 턴 아웃과 반대로 발끝이 앞을 향해 있기 때문에, 스키를 즐기다 보면 오랜 시간에 걸쳐 숙련된 턴 아웃이 망가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키는 발레 무용수에게 있어서 금기시되는 운동입니다. 어떤 발레단에서는 계약을 체결할 때 스키를 타지 않는다는 조건이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여자 무용수들을 무대에서 보면 가녀리고 우아한데 왜 실제로 걸을 때 희한한 팔자걸음으로 걷습니까? 솔직히 환상 조금 깨졌습니다. 유독 그 발레리나만 그러려니 했지만, 다른 분들도 그렇게 걷더군요. 배만 안 나오고 상체가 곧게 펴졌으며 말랐다 따름이지 임산부 걸음이 따로 없는데 다 그런 것입니까?
 
-위에 스키 관련 답변에 보면 턴 아웃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위에 언급했으니 자세한 설명은 피하겠습니다만, 아무튼 발뒤꿈치를 맞대고 골반을 벌리는 동작 때문에 발레를 하는 사람은 자연스레 팔자걸음을 걷게 됩니다. 특별히 의식하고 걷지 않는 이상, 발끝을 양 바깥을 향해 벌리는 것이 습관처럼 되었기에 고치기 힘듭니다. 그리고 발레를 하는 사람들은 그것에 자부심을 가지기도 합니다. 턴 아웃은 발레 무용수에게 있어서 숙명이고, 평소 일상생활에서도 그 자세로 걷는다는 것은 훈련이 제대로 됐다는 것을 뜻하니까요. 그러나 간혹 팔자걸음이 보기 좋지 못하다고 느껴 최대한 일자걸음으로 걷기 위해 연습(?)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발레는 왜 그렇게 어려운 동작만 모아 뒀나요?
 
-초기의 발레는 지금처럼 많은 테크닉이 있지 않았습니다. 이탈리아의 궁정 무도회에서 시작된 초기의 발레는 요새로 말하면 사교 댄스 같은 정도였다고 할까요? 인사하고 발 바꾸고 가볍게 뛰고 간단한 제자리 회전을 하고 파트너를 바꾸고 자리를 옮기는 정도의 간단하고 단순한 스텝이었습니다. 그 시절의 발레는 누군가에게 보여 주기 위한 춤이 아닌, 왕족이나 귀족 등의 즐거운 여흥이었기 때문입니다. 테크닉보다는 보석과 장식이 주렁주렁 달린 화려하고 세련된 의상과 반짝이는 값비싼 액세서리를 뽐내는 정도였다고 할까요? 그런 식으로 보존되던 발레는 카트린이라는 한 어린 소녀가 프랑스 왕비로 시집을 가게 된 것을 계기로 종주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꽃망울을 터뜨리게 됩니다. 그녀는 1581년에 『Ballet Comique de la Royne』이라는 최초의 발레 작품을 만들어 냅니다. 줄거리도 있고 특수한 무대장치나 배경과 음악 연주도 있었습니다. 5시간에 달하는 스케일이 방대한 발레였지요. 그리고 태양왕 루이 14세는 많은 발레에 직접 출현하기까지 이르렀습니다. 『Ballet de la Nuit』라는 제목의 작품에서 태양으로 등장했고, 그 이후에도 루이 14세의 발레에 대한 지극한 사랑은 계속되었습니다. 정치나 영토보다 발레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고 세간에서 말할 정도로 말입니다.
그가 무대에서 내려온 이후엔 최초의 발레 학교를 설립했습니다. 지금의 파리 오페라 발레학교가 그것입니다. 그리고 일부 귀족들의 놀이에서 벗어나, 전문 무용수를 양성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지금 사용하는 5가지의 발 포지션도 그 당시에 생긴 것입니다. 루이 14세를 가르치고 최초의 발레학교 교사가 된 피에르 보샹이라는 인물이 정립한 동작인데, 이것을 기본으로 그는 다양한 테크닉을 무용수들에게 가르쳤습니다. 그러나 요새처럼 180도의 턴 아웃이 행해지지는 않았습니다. 기껏해야 직각에서 약간 벌어진 정도에, 바닥에서 다리를 들어 올리는 것도 45도 이상을 넘어서지 않았고 점프도 낮아서 요새와 같은 다리의 테크닉은 거의 드물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무대에 서는 직업 무용수가 많아진 이후에는 좀더 복잡하고 정교한 동작을 원하는 관객이 늘었습니다.
마리 카마르고는 여성으로는 최초로 앙트르샤나 카브리올을 선보였다고 유명합니다. 그 당시에는 엄청난 센세이션이었고, 그 이후 점점 기교가 발전했습니다. 18세기 프랑스에서 Grand jete가 처음으로 개발되었고, 안나 하이넬이라는 무용수는 요새로 말하면 가장 기초적인 턴 동작인 pirouette을 최초로 시행했습니다. 그리고 18세기 말, 낭만발레 시대가 열리자 마리 탈리오니에 의해 발끝으로 서는 pointe 동작이 나왔으며, 여성 무용수도 독보적인 위치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러시아로 이양된 발레에서는 현란한 테크닉이 개발되었습니다. 특히, 줄거리와는 큰 연관성이 없이 장식적인 기교를 보이기 위한 춤인 디베르티스망(Divertissement)이 도입된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피에리나 레냐니라는 발레리나는 처음으로 32번의 fouette를 선보였습니다. 요새는 처음부터 더블이나 트리플 턴을 구사하는 무용수 투성인 것을 보아 얼마나 기교가 발달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관객의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현재 점점 발달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무용수의 기량과 감각이 높아지는 현재 추세로 보면, 앞으로의 발레는 더 다채로운 색채를 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상댄스의 주인은 바로 여러분들입니다.
여러분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열린 공간, 아름다운 춤세상 입니다...^^*


토슈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3-12-20 (금) 09:14 10년전
몰랐던 사실 많이 배우고 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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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꾸어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4-02-03 (월) 00:13 10년전
좋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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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멘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4-03-20 (목) 02:22 10년전
잘 읽었습니다. 스키와 발레가 상극이라는 건 이 글로 처음 알았네요. 이론을 생각하면 당연한 거였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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